안녕하세요 20161학기 리옹연수를 다녀온 13학번 배민지라고 합니다. 제가 연수 보고서에서 다룰 주제는 정규 수업 이외의 시간을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물론 불어를 배우러 가는 것이 주된 목적이긴 하지만, 4시간의 수업시간을 제외하면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이 많습니다. 반에 따라 다르겠지만 과제도 많지 않은 편이구요.

 

1. 기숙사에서 시간 보내기

 

음악실

저희 때까지는 maison des etudiants st.Bernard가 지정 기숙사였습니다. (현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기숙사 내부시설중에 제가 가장 애용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음악실이었습니다. 지하1층에 피아노와 기타가 있는 방인데요, 악기를 다룰 줄 아시는 분이나 관심이 있으시다면 종종 이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악보도 몇 개 있는데 원하는 곡이 있다면 인터넷에서 찾아서 프린트 하시면 되고, 벨쿠르 광장으로 가시면 악기점이 있어서 웬만한 악보는 구하실수 있을거에요! 저는 예전에 배웠던 곡을 치고 싶어서 모짜르트를 샀었는데 다른 분들 이용하시라고 두고 왔답니다. 그리고 바이올린 개인적으로 가져와서 연주하는 학생도 있었습니다. 음악실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이용하고 싶을 때 언제든지 내려가시면 됩니다.

 

탁구실

기숙사 0층 끝으로 가시면 탁구장이 있습니다. 학기 초반에 남는 시간에 무얼 하면 좋을까 고민하다, 주로 0층 로비에 있는 책상에 모여 앉아 카드 게임을 즐기곤 했었습니다. 그리고 탁구실의 존재를 알게 된 후로는 탁구를 많이 쳤습니다. 음악 틀어놓고 팀전을 하기도 하고 재밌었네요. 운동을 하고 싶은데 매일 마트에 장을 보러 가는 것 말고는 크게 활동량이 없어서 인지 종종 탁구실을 이용해, 크게 기억에 남는 일과 중에 하나인 것 같습니다.

 

 

헬스장

헬스장이라고 까지 부를 순 없겠지만 지하1층 공동주방 옆에는 간단한 기구와 아령, 매트 등이 구비되어 있는 운동시설이 있습니다. 틈틈이 이 곳에서 운동하는 친구들이 꽤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기숙사 프로그램

기숙사에서는 학생들을 위한 자체 프로그램들을 종종 운영합니다. 프랑스 요리를 만들기도 하고, 영화를 상영하기도 하고, 함께 외부 활동을 즐기기도 합니다.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많으니 관심 가는 분야가 있으시면, 참여해서 외국인 친구들도 사귀고 좋은 경험하시길 바랍니다.

 

2. 학교에서 시간 보내기

 

운동

학교는 정규 수업이외에도 암벽등반, 승마, 가라테, 헬스 등의 운동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다만 유료이며 가격이 저렴하지 않아서 그런지 함께 간 친구들 중에는 이용하는 사람이 없었지만, 저랑 같은 반이었던 친해진 한국인 분은 암벽등반을 꾸준히 다니셨고, 후기도 꽤나 괜찮았습니다. 운동 배우는 것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시도해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합창단

첫날 오리엔테이션에서 합창단을 운영한다는 소식을 듣고 저 역시도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수업은 무료이며, 입문반과 공연 연습을 위한 반이 있습니다. 학생들은 주로 입문반에 있었고, 공연 연습을 위한 반은 주로 주변에 거주하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께서 계셨는데, 꾸준히 참여하진 못했지만 좋은 기억 중에 하나로 남습니다. 특히 할머니, 할아버지 분들은 오래전부터 해오신분들이 많은 것 같았어요. 귀 호강도 하고, 가끔씩 각자 집에서 해온 음식을 나눠먹으며 프랑스 가정식들도 먹어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3. 여행

여행은 어학연수 기간에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혜택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리옹에서 지내면서 겨우 여행하는 법을 알았는데 한국에 돌아와 다시 여행을 떠나려니 시간도 비용도 쉽지가 않았습니다. 틈틈이 이곳저곳을 다니며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진

저는 물론 친구들과 여행을 가기도 했지만, 혼자 다닌 여행 기간이 길었습니다. 그 덕분인지 다이어리에 글을 쓰고, 사진을 많이 찍으며 다닐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리옹으로 가기 얼마 전 처음으로 카메라를 구입했었는데, 여행 다닐 때마다 항상 목에 매고 다닌 덕분에 사진이 하나의 취미로 남게 되었습니다.

 

여행 하는 법

리옹에 연수를 가기 전에 저는 여행 경험이 거의 없었습니다. 기껏해야 가족여행, 수학여행이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어떤 스타일의 여행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사전에 코스를 짜고, 예약을 하고, 정해진 기간 동안 많은 곳에 가서 많은 것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 반대로 하루하루 짜여진 틀 없이 다니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저는 후자에 속했고, 학기가 끝나고 한 달 정도의 여행 후 귀국 예정이었던 저는 한 달 여 전부터 모든 코스를 짜고 뒤엎고를 반복, 교통편 까지 예약을 끝마친 상태였지만, 일정에 얽매이지 않는 여행을 하기 위해 떠나기 이틀 전 첫 목적지로 향하는 항공편을 제외한 모든 계획을 취소하였습니다. 많은 비용 역시 소모했기 때문에 전체 일정 내내 예산이 풍족하진 않았지만, 지금 돌이켜 봤을 때엔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다시 어디론가 여행을 시작한다면 배낭하나와 편도 항공권, 카메라만 챙길 것 같습니다.

 

저는 새로운 환경 속에서 자극을 얻고, 배우고 느끼는 편이라 리옹에서의 어학연수와 모든 경험들은 제게 많은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다주었습니다. 스스로에 대해 깊게 고민해보며 잠시 접어두었던 꿈을 다시금 꾸게 되었고, 뒤처지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조급함도 누그러 들었고, 또한 가장 크게는 소중한 인연들을 많이 얻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수많은 여행들 중 크게 기억에 남는 여행 중 하나가 바로 이 사람들과 함께 했던 니스여행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 연수를 가게 될 여러분도 저마다의 목표에 따라 많은 긍정적인 변화를 안고 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