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학년도 1학기 리옹 연수보고서 - 2014130692 조하영

 

리옹은 남동쪽에 위치한 내륙도시로 스위스와 꽤 가깝습니다. (저도 그래서 개강 첫주에 수업이 없길래 친구와 함께 버스를 타고 제네바/로잔으로 짧은 여행을 다녀왔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인천에서 파리로 들어가서 며칠 머물다가 1월 마지막 날에 리옹에 도착했는데, 처음 한두달 동안은 날씨가 꽤 추웠습니다. 대부분의 유럽이 그렇지만 한국은 겨울에 건조하고 여름에 습한 것과 달리 유럽은 겨울에 습하고 여름에 건조한 편입니다. 그래서 온도가 같아도 습도가 높아서 그런지 개인적으로는 더 춥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저도 대부분의 연수생들처럼 생베르나 기숙사에서 생활했는데, 기숙사에서는 매트리스 커버와 시트, 배게/배게커버 그리고 모포담요 같은 것만 제공해줍니다. 그래서 기숙사에 함께 살았던 친구들은 이케아 등에서 솜이불과 커버를 장만하기도 했으나 저는 이불을 사기가 조금 아까워서 그냥 accueil에 담요를 하나 더 달라고 이야기해서 담요 2개와 수면잠옷 그리고 한국에서 가져간 따뜻한 물을 담아 쓰는 물주머니로 지냈습니다. 저도 추위를 좀 타는 편이어서 전기장판을 가져갈까 많이 고민했었는데 1학기에 가는 분들이라면 없어도 지낼만할 것 같습니다.

 

그 외에 제공되는 물품으로는 기숙사 홈페이지에도 나와 있지만 기본적인 식기와 전자레인지, 핫플레이트가 있습니다. 기숙사 지하 1층에 큰 공용부엌이 있기는 하지만 규모에 비해 요리설비 수가 부족하고 오르내리기 불편해서 저는 주로 방에서 요리를 했습니다. 하지만 방에 음식냄새가 밸까봐 걱정이 되거나 기숙사의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싶으신 분, 그리고 오븐 등의 추가적인 설비 이용이 필요하신 분들은 공용부엌을 이용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기숙사 accueil 옆에 냄비나 후라이팬, 국자, 뒤집개 등 여러 주방기구들을 모아놓은 수납장이 있는데 직원 분께 말씀드리면 방 열쇠를 맡기고 거기에 있는 기구들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저는 전 학기에 있었던 친구들에게 몇 가지 주방기구들을 물려받았는데, 그 전까지 그리고 제가 가지고 있지 않은 무언가가 필요할 때 이용했습니다. 그리고 떠날 때는 본인이 구매한 것도 버리기 아까우니 여기에 기부하고 가도 됩니다. 실제로 그렇게 운영되는 수납장인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몇몇 분들께서도 소개해주셨지만 리옹의 벨로브는 정말 잘 되어있습니다. 학교는 기숙사와 가까워서 걸어 다녔지만 장을 보러 가거나 친구를 만나러 가거나, CAF에 갈 때에도 왠만하면 저는 벨로브를 타고 다녔습니다. 1년에 16유로에 이용할 수 있으며 정류장도 꽤 많고 어플을 설치하면 어느 정류장에 몇 대의 자전거가 있는지도 실시간으로 뜨기 때문에 정말 편리합니다. 그래서 저는 보통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한 달에 30유로짜리 정기 교통권을 한 번도 사지 않고 필요할 때마다 1회권을 구매해 이용했고 벨로브 이용이 가능한 구간은 벨로브를 이용했습니다. 리옹은 자전거 도로도 잘 되어있기 때문에 안전에 관해서도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고, 네덜란드에서와 달리 키가 작은 저도 편하게 탈 수 있는 안장 높이로도 조절이 가능했습니다. 또 장보기를 위해 바퀴달린 장바구니를 많이 구매하는데 저는 자전거에 싣고 타고 돌아오거나 짐이 많아 무거운 경우에는 그냥 자전거 트롤리 삼아 끌고 돌아오는 방식으로 다녀서 구매하지 않아도 괜찮았습니다.

 

아쉬웠던 점으로는 수업과 버디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먼저 수업시간이 정규학기에는 오전반과 오후반으로 나뉘는데 이것을 선택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저는 오전반을 듣고 싶어서 레벨테스트 때도 요청했지만 개런티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었고 결국 오후반에 배정되었는데, 사무실에 가서 변경해달라고 요청도 해봤지만 아이를 키우거나 일 때문이 아니라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고 실제로 일 때문에 변경이 필요한 친구들 중에서 결국 반 변경이 안돼서 수업 중간에 나가야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반 친구들이 좋아서 나름 좋은 기억으로 남았지만 오후반의 경우에는 오전시간도 수업 후의 시간도 애매하게 남아서 어디에 가거나 뭔가를 하기에 제약이 많았다는 점이 불편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이 오전반이고 오후반은 많지 않아서 친구들과 시간 맞추기에도 좀 더 번거로웠습니다. 그리고 대학부설이기는 하지만 어학원이라는 특성상 다른 나라 친구들은 많아도 프랑스인 친구를 만나기가 쉽지가 않았습니다. 버디프로그램 같은 경우에는 이메일로 직접 신청을 하면 학교에서 매칭을 해주는데 제 버디는 너무 바쁜 사람이어서 학기 초에 한번 만나고 그 이후에는 만나지 못했습니다. 그 외에는 Lyon International이라는 단체에서 진행하는 프랑스 가정방문이나 크루즈파티 같은 것이 있었는데 대부분 중장년층 분들이어서 또래 프랑스 친구들을 찾기는 어려웠습니다. 프랑스 친구를 만나려면 sns를 이용해보거나 저는 학구에서도 집을 구해본 적이 없어서 시도해보지는 않았지만 colocation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리옹 생활에서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정말 살기 좋은 도시였습니다. 행복한 리옹 생활 열심히 즐기고 오셨으면 좋겠습니다!